7월 17일 화요일 5일차
둔황역 - 숙소 - 막고굴 - 명사산월아천
창밖으로 보이는 아침의 풍경은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이다 .
우루무치를 출발한 열차는 나의 꿀잠과 함께 밤새 달렸고 6:20 잠에서 깨어 창밖으로 보이는 아침의 풍경은 끝없이 펼쳐지는 사막이다. 내가 그리는 상상속의 사막모습은 평평한 모래밭의 연속으로만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다. 가끔은 나무가 없는 산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모래만이 아닌 자갈과 돌 등이 있으며 사막에서 자라는 풀도 있다는 것이다. 봤어야 알지 ... 철로를 따라 가끔은 차들이 다니는 도로가 나타나기도 하고 사막을 질주하는 오프로드 길인 것 같은데 아무데나 가면 길이 될 것 같은 차량들의 바퀴자국이 남아있다. 한 시간 이상을 지켜보아도 사막은 계속되었다. 밤새 이런 사막을 열차는 달렸단 말이지 ....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그립구나. 사람들의 흔적을 느낄만한 그 무엇도 없으니 말이다.
씻기 위해 세면대에 갔다. 중국인들은 수건에 물을 묻혀 얼굴과 목 머리를 닦는 모습이 우리와 달랐다. 눈치 볼 것 없이 난 머리를 세면대에 처박고 비누칠하며 머리를 감았다. 아니 발도 씻어야 되는데 할 수 없다. 발도 세면대에 올려놓고 씻었다. 나를 이상하게 여겼으리라. 그런 모습의 당신네도 이상하긴 마찬가지 문화차이 아닌가?
서로를 인정하자 ....
객실 침대로 돌아와 모닝커피를 한잔 마시고 커피믹스 이것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 같다 . 이곳에서 구하기 힘들어 미리 준비한 것인데 그 맛이 지대로다 .... 커피믹스는 꼭 준비하세요 .. 10시48분 둔황도착으로 계획되었는데 연착이 된다. 한참이나 이름도 모르는 역에서 열차는 갈 생각을 않는다. 2시간 이상을 정차한 열차가 서서히 움직인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사뭇 다르게 펼쳐진다. 푸른 초원과 옥수수 밭 그리고 나무들 아득히 멀리로는 양떼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사람 사는 곳이 가까워지고 있음이로다 ... 목적지도 가까워지고 있고..
우리의 열차는 둔황역에 3시간 늦은 13:48에 도착했다.
이곳 둔황역은 올해 4월부터 개통되어 운행되는데 한 참 공사 중에 있으며 역 이름도 없는 요상한 곳이었다. 그래서 이곳이 둔황역이 아닌 줄 알고 남들 다 내리는데 객실에 한참 앉아있으니 여기가 둔황이라고 승무원이 내리란다. 여기가 종착역이니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내린다. 역을 아무리 찾아봐도 둔황이라는 표지가 없다. 공사 중인 역사 옆 한쪽 구석에 가건물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 역이다. 예전엔 둔황에 오려면 유원역에서 내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서 온다고 알고 있었다. 둔황까지 직접와서 좋긴 좋으나 아직은 낯선 역의 모습이 당황하게 한다. 허름하지만 역을 빠져나와 둔황에서 란저우가는 열차를 예매해야하는데 매표소에는 별로 많지 않은 사람이 줄서있었고 순서를 기다리며 있는데 호객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으나 말을 걸어온다. 여행사 호객꾼이다. 시내까지 택시로 갈 생각이었으나 택시가 보이질 않는다. 어차피 택시가 없으면 이들 차를 이용해서 가야하는데 시내까지만 간다고 하였더니 계속 말을 걸어온다. 순서가 되어 메모해둔 쪽지를 창구로 밀어 넣었으나 표정이 영 아니다. 한참을 검색하더니 같은 칸에는 없단다. 할 수 없지 뭐.. 3명은 같은 칸 1명은 다른 칸. 잉~ 안 풀린다. 쉽게 구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우선은 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그 것이라도 예매하고 어떻게 해보자.. 루완워 없고 잉워. 루완워의 매력을 알고서 어찌 다른 표를 구할까? 호객꾼에 낚여 시내까지 15위안에 가기로 결정.
비천빈관으로 가자고 하였더니 비천빈관은 시내 중심이 아니니 영암빈관으로 가잔다 . 그럼 구경부터 하고 결정하자구 .. 이들의 영업범위는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해결사 같다. 2인 1실 160위안 잘만하였다. 화장실은 좀 시설이 낡았지만 하루만 자면 되니까. 숙소비를 400위안으로 계산해서 준비했는데 계속 숙소비는 저렴한 곳으로 다니게 되었다. 시내로 돌아오면서 계속 흥정을 하여 내일 일정을 550위안으로 싸게 해주면 오늘 160위안으로 막고굴과 명사산 그리고 내일 역까지 데려다 주기로 결정. 처음엔 640위안을 불렀었나 ?.. 협상하는데 재미까지 있으니 ... ^-^ 역에서 시내까지는 약 20분 소요된다. 영암빈관에 14:50분 도착하여 짐을 풀고 막간을 이용하여 우루무치에서 되던 전화기가 이곳에 오니 안돼서 충전을 하려고 젊은 아줌마 호객꾼에게 내 전화기가 안 된다고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비관 앞 중국연통에 가면 된다고 해서 연통 통신사에 갔더니 점원 우체국에 가야 된다고?? 이런! GSM폰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포기하고 차에 올라타 막고굴을 향해 출발
친절하게도 이 아줌마 중간에 차를 세우더니 우체국을 가잔다 . 아니다 싶어 그냥 됐다고. GSM전화기 사용 포기하고 카드 쓸련다고 .... 시내에서 20여분을 가면 막고굴이다. 막고굴 가는 도중 도로가 홍수로 인해 파손되어 우회하여 갔는데 이상기후가 이곳 사막에도 나타나는 모양이다. 아무리 주변을 보아도 비에 대한 배수시설 등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비가 자주 오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한데 투루판의 홍수와 이곳의 홍수 ... 중국 서북지역에 비가 많이 내린 모양이다. 뉴스를 별로 보질 않아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
막고굴에 대한 이야기는 무수히 많이 듣고 알고 있었으나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막고굴 관람을 하는데 안내원과 같이 한다는 것이고 안내원 가운데 김신 선생님이 있는데 이분은 홀로 한국어를 배우시고 한국어로 안내를 해주시면서 막고굴 연구에 몰두하신다고해서 그분을 만나 안내를 받고 싶다고 우리 호객꾼이 가이드가 되어버린 지금 이 여자 가이드에게 이야기를 하였더니 사무실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
호객꾼이 가이드가 되어버린 이유는 운전기사는 따로 있어 운전기사에게 우리를 인계하면 될 터인데 차에 동승하여 우리일행을 계속 안내를 하는 것이다 . 이런 저런 이야기로 친하게 지냈고 “퍄오량!” 하고 빈말 한 번 날리면 좋아하니 그 정도 못해줄 것도 없지 않은가?
한국어 가이드를 원하면 내일 몇 시 몇 시에 오라는데 ...
그곳에서 하는 말 한국어 가이드를 원하면 내일 몇 시 몇 시에 오라는데 내일 다시 올 수야 없지 ! 영어, 중국어, 일어 다 있지만 한국어는 찬밥이구만. 항상 가능한 줄 알았는데 아쉽지만 중국인 틈에 끼어 관람할 수밖에 ....
입장료는 성수기 (왕지에)는 내국인 160위안 외국인 180원 내외국인 차별이라. 사전에 파악한 정보와 너무 다른 것중 하나는 유명 관광지의 입장료다. 중국의 입장료 너무 비싸다. 선조 잘 만나서 입장료로 벌어들이는 관광수입 대단할 것 같다. 좀 깍아 주면 안 돼??
입장료 비싸다고 발걸음을 돌릴 수도 없지 않은가 ? 우린 가이드가 알아서 내국인 표로 사온다. 자긴 여기서 기다리고 우린 막고굴을 관람하고 나오란다. 그전에 사진기는 검표소 앞에 맡기고 들어갔다. 촬영금지구역이라 ... 카메라 보관은 공짜이고 짐도 같이 맡길 수 있다.
생각보다 볼 것 없다고 투덜대는 우리의 여전사들 ..
하긴 우리가 역사 문명을 연구하는 학자도 아니고 왜 이곳에 불상들을 조각해 놓았는지 ? 언제 그랬는지? 불교문명이 왜 이곳 사막지대에서 꽃을 피웠는지? 당장의 관심사는 아닐 지라도 언젠가 여유가 있으면 한 번쯤 되돌아 볼기회를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같다.
날은 덥지 다리는 아프지 .. 배는 고프지 .. 제대로 된 것이 없구만 ..... 좀 만 참으세요 ... 이곳이 볼 것 없다면 명사산에 낙타는 어떨까요?
사막의 환상 오아시스 그곳으로 가다 .
사막하면 떠오르는 환상의 오아시스 그 환상의 주인공이 바로 명사산의 월아천이다 . 사진으로도 보아왔고 수 많은 관광관련 책 및 사이트에서 눈으로 익혀왔던 그곳!
언젠가 꼭 한 번 가보리라 생각했고 그곳에 가서 나도 멋진 장면 하나 담아와야지 했던 그곳 드디어 간다 ....
저녁에 일몰을 보러 가면 좋다는 정보가 있었는데 오늘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그곳을 향해 간다 ......
막고굴을 떠나 다시 시내를 향해 달리고 시내를 다시 들어와 5분여 만에(막고굴로부터 40여분) 저기 앞에 명사산의 자태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20:30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가이드와 작별한다. 이 곳 입장료도 만만치 않다. 항상 갈등하게 만드는 입장료의 압박 ... 입장료120위안 낙타60위안 모래썰매15위안 이것이 끝이 아니다. 모래장화10위안 이건 신발에 모래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어느 싸이트에서 본 내용인데 가격이 이렇게 비싸니 한국 학생들 돈이 없잖아 ! 개구멍을 찾아 개구멍에 대한 자세한 지도와 정보를 올려놓을 만도 한 것 같다. 그 길이 마을 안길로 돌아 들어가리라 생각해보면서 ....
입장료의 압박이 남은 일정을 걱정되게 만든다 . 절망의 순간을 잠시 보내고 낙타를 탄다. 이놈의 낙타의 키가 워낙 커서 탈 때는 앉아 있는 걸 타는데 낙타가 일어서는 순간 몸이 앞으로 뒤로 크게 휘청한다. 방심하지 말길 ....
낙타를 타면 명사산 꼭대기까지 가고 그곳에서 모래썰매를 타고 내려와 다시 월아천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 낙타를 타지 않으려면 그냥 걸어서 가든 짧은 코스의 낙타를 타든 월아천으로 곧장 갈 수 있다. 정문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월아천이다. 낙타를 탄 우리일행은 마치 카라반이 된 것처럼 긴 행렬이 되어 사막 길을 걷는다. 비단을 싣고 교역을 위해 끝없는 사막길을 떠난다고 상상해보았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다. 썬글라스 필수 눈물 닦게 손수건 필수 ... 이곳의 정상이 명사산인데 그 아래에 도착하니 낙타에서 내려준다. 정상까지는 모래위에 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고 걸어서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 명사산의 모래 바람에 맞서본다.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발자국을 흔적 없이 깨끗하게 지워놓고 능선의 모양을 아름답게 다시 그려놓는 사막의 바람이다. 마치 바다의 파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모래썰매를 타고 내려오는데 자연스럽게 잘 내려가는 썰매일줄 알았지 ~~~ 팔의 힘을 빌려야만 내려가는 그런 썰매다. 그래도 신이 나서 내려오는 사람들 .....
사막 길에 목이 마르다 . 오아시스를 향해 어서 가자. 낙타를 다시타고 월아천을 향해 나아간다. 도중 마눌 양산을 놓쳤다. 난감하구만 ... 뛰어 내릴 수도 없고 뒤를 따라오는 낙타주인에게 큰소리로 우산을 외쳐도 못 알아듣는다.
“워 더 위산 ~~ ,워 더 위산~~”
포기하고 가다가 월아천에서 다시 되돌아오면서 줍기로 했는데 다행히도 저 멀리 오던 다른 낙타주인이 손에 무엇인가 들고 오기에 자세히 보니 양산 . 우리 것이라고 하니 건네준다. 씨에! 씨에!!
월아천의 호수가 초승달을 닮아 그 모양이 아름답다 . 그 포인트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다니다 .... 적당한 장소를 잡고 사진 몇 장 찍는데 잘 나온 것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날씨도 대체적으로 흐려서리..
월아천을 구경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정문으로 발길을 돌려 가이드를 만나서 돌아오는데 어디서 낯이 익은 청년이 그곳에서 사진 찍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띠었다 . 낯이 익은데 ? !...
가이드 돌아오면서 우리에게 중국인 일행이 하나 더 있는데 타고가도 되냐고 묻는다 . 오케이 했더니.. 아! 바로 그 청년 혼자서 여행하는데 둔황역에서 우리가 흥정하는데 자꾸 우리 눈치를 보고 어떻게 해서 우리가 묵은 호텔까지도 와서 우리가 방 구경을 먼저 하는데 뒤따라와서 방구경도 같이 했던 친구 ... 그래서 이들 기사나 호객꾼 일행인가 보다 했는데 결국 여행객이고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가볍게 인사하고 동행한다. 그런데 이 청년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둔황사박물관에 들러 잠시 구경하고 간단다. 맵버쉽카드인지 뭔지 있다고 구경하자고 .. 기다리기로 했지 ... 이 놈 아예 연구를 하는 거야 뭐야 밖에서 기다리는 우리도 있는데 들어가더니 나올 생각을 않는다. 시간도 늦었는데 ... 그래서 기사 가이드 다같이 바쁜 모양이다. 이 가이드는 젊은 엄마인데 아들이 13살이란다. 나이는 31살이고 남편은 여행사에서 일한단다. 처음에는 노처녀인줄 알았는데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다니 ... 내 눈이 의심스럽다 ... 셋이서 동의 하에 가서 <조우 빠!> 라고 하한다. 그래서 박물관에 들어가서 보니 안내원한테 설명을 하나 하나 들어가며 보고 있었다. “조우 빠!”를 외쳤다. 그랬더니 얼른 뛰어나온다. 얼른 집에 가자고 .....
21:30이 넘어서야 호텔에 들렀다. 모래가 귓구멍까지 들어가서 씻어야만 될 형편이었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22:00 경인데 시내가 작아서인지 여러 곳이 문을 닫고 있었다. 둔황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별로 없었고 준비를 많이 하지 않아서 <레쓰 고> 책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 나섰으나 방향감각을 모르겠다. 지도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이번 여행에는 왜 지도를 준비 하지 않는지 나도 모르겠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어보니 뭐라 뭐라 하는데 이 늦은 시간이면 다 문을 닫고 없다고 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못 알아들으니 저쪽이니 한번 가보라는 말투다.. 문은 연 곳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우루무치와 이곳 시간차이가 나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시점이다.
오늘 저녁 먹기 틀린 것 같다 . 그래도 어딘가 있겠지 하고 헤매다 마트에 들러 물어보니 길 건너편에 우육면을 파는 곳이 있다. 그래도 저녁식사라 술이라도 한 잔 하려고 다른 음식점을 찾아 나서는데 없다. 청진음식거리인 뒷골목에 야시장이 있어 그곳에 들려 보았으나 다 양고기 모두들 꺼려한다. 틀렸네~틀렸네~ 한 잔 하기는 틀렸네~할 수 없이 란주우육면을 파는 식당에 들려 시켜먹는데 유명세에 비하면 맛이 별로 없다. 이곳 사람들은 가격이 저렴해서 많은 사람들이 먹는 것 같다. 대부분을 남겨두고 음식점을 나선다. 마트에 들려 음료수와 과일을 준비하고 맥주를 사서 호텔로 돌아와 혼자 술을 마시며 일과를 정리하는데 머리가 아프고 술이 들어가질 않는다.
이게 웬일이냐 ??? 술이 안 들어갈 때도 있다니 ..... 그걸 남기고 잠을 잤다. 아까워라 .....